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 책 정말 좋았는데 다시 읽어볼까?”

그러다가도 금방 망설이게 됩니다.

아직 읽지 않은 책도 많은데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게 아깝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읽고 싶은 책 목록이 계속 늘어난다면

“같은 책을 두 번 읽느니 새로운 책 한 권을 더 읽는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독은 단순히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읽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처음 읽을 때 지나쳤던 문장이 두 번째에는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예전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이야기가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다시 읽으면 좋고, 어떻게 읽어야 부담 없이 재독할 수 있을까요?

책을 다시 읽는다고 똑같이 읽히지는 않습니다

책의 글자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달라집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와 지금의 관심사가 달라질 수도 있고, 새로운 경험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문장을 읽어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설을 처음 읽을 때는 줄거리를 따라가느라 바빴는데 다시 읽을 때는 인물의 행동이나 복선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인문·경제·자기계발 분야의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워 그냥 넘어갔던 부분이 다른 책을 읽고 배경지식이 늘어난 뒤에는 쉽게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재독의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책인데도 이전에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책을 다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번 읽은 책을 모두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재독하고 싶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장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책이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읽고 나서 오랫동안 생각났던 책

내용은 많이 잊었지만 좋았다는 느낌이 남아 있는 책입니다.

밑줄이나 메모가 유난히 많았던 책

당시 자신에게 중요한 내용이 많았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 이해하기 어려웠던 책

관심은 있었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시 읽어볼 만합니다.

지금 내 상황과 다시 연결되는 책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주제가 현재 자신의 고민이나 관심사가 됐다면 같은 책도 새롭게 읽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첫 번째 독서에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다시 읽고 싶은 이유도 없다면 억지로 재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맞는 책 고르는 방법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지 않아도 됩니다

재독이라고 하면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소설처럼 이야기의 흐름 자체를 다시 경험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읽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면 정보 중심의 책이라면 목차를 먼저 살펴보고 지금 다시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전에 밑줄을 그어놓은 부분부터 읽어도 되고, 기억에 남았던 장만 다시 펼쳐도 됩니다.

책 전체를 다시 읽는 것을 완전 재독이라고 생각한다면 관심 있는 부분만 다시 읽는 것은 일종의 부분 재독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독의 목적은 한 권을 또 완독했다는 기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다시 만나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그었던 밑줄부터 살펴보세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을 재독한다면 재미있는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과거의 내가 남겨놓은 흔적입니다.

밑줄, 접어놓은 페이지, 포스트잇, 여백에 적어놓은 메모가 있다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살펴보세요.

몇 년 전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밑줄을 그었는데 지금은 별다른 느낌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당시에는 그냥 지나친 문장이 지금은 더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재독의 재미입니다.

재독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문장을 독서노트에 따로 기록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독서에서 기억에 남은 문장

두 번째 독서에서 새롭게 발견한 문장

을 나눠 기록해두면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서노트 작성법, 책을 읽은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

재독할 때는 줄거리보다 달라진 부분을 찾아보세요

두 번째 독서는 첫 번째와 목적을 조금 다르게 잡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소설이라면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보다

“왜 이 인물이 이런 행동을 했을까?”

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복선이나 인물 사이의 관계도 발견하기 쉬워집니다.

정보를 다루는 책이라면

“이 내용이 지금도 나에게 유효한가?”

라는 관점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기술·사회처럼 정보가 변하는 분야의 책은 출간 당시의 설명과 현재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책을 재독할 때는 책에 적힌 정보를 현재 사실로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출간연도와 최신 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 책과 재독 중 하나만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독을 시작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새 책은 언제 읽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새 책을 중심으로 읽으면서 잠들기 전에는 좋아했던 에세이를 조금씩 다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또 어려운 인문서를 읽다가 집중이 잘되지 않는 날에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을 펼쳐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책을 함께 읽는 방법은 기존에 소개했던 병렬독서와도 연결됩니다.

책 여러 권 동시에 읽어도 될까? 병렬독서 하는 방법과 장단점

새로운 책과 재독하는 책을 함께 두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독서와 익숙한 것을 다시 바라보는 독서

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재독도 독서량 경쟁으로 만들지 마세요

책을 다시 읽으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재독까지 새로운 목표로 만드는 것입니다.

“좋은 책은 최소 세 번 읽어야 한다.”

“한 번 읽은 책은 반드시 다시 읽어야 한다.”

같은 규칙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책은 한 번 읽는 것으로 충분할 수 있고, 어떤 책은 몇 년마다 다시 펼쳐보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10년 전에 좋아했던 책을 다시 읽었는데 지금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잘못된 독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때의 나는 왜 이 책을 좋아했을까?”

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독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입니다.

책을 끝까지 다시 읽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재독 자체가 힘들어진다면 중간에 멈춰도 괜찮습니다.

완독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 기존 책을 끝까지 읽는 방법 글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는 방법

도서관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만나보세요

재독하고 싶은 책을 꼭 소장하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 문득 생각난다면 다시 검색해보세요.

같은 책을 몇 년 만에 다시 빌려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가가 있다면 그 책을 다시 읽은 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이어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확한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자신이 이용하는 도서관에서 과거 대출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대출기록의 제공 여부와 보관·조회 범위는 도서관 시스템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이용 중인 도서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다시 읽고 싶은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재독을 특별한 독서법처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책장에 꽂힌 책 가운데

“이 책은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드는 책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도 좋고, 좋아했던 부분만 펼쳐도 됩니다.

예전 밑줄을 따라 읽어도 되고, 지금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문장을 찾아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책을 다시 펼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새로운 책에서는 처음 만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재독에서는 달라진 내가 같은 책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 책장을 한번 둘러보세요.

오래전에 읽었던 책 가운데 지금 다시 펼치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책이 있을지도 모릅니다.